한지에 대하여
우리종이, 韓紙를 찾아서
1966년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는 비단보에 싸인 누런 종이가 발견되었다. 751년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누런 종이 두루마리는 낡아서 헤어지기는 했으나 천년이 넘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종이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이 한지에 기록된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다. 이는 당시까지 세계 최고로 알려졌던 일본의 <백만탑다라니경> (770년)보다 20여년을 앞선 것으로 세계종이문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다.
동양에서는 이러한 한지의 질긴 생명력을 값비싼 비단에 견주어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 - 한지는 천년이요, 비단은 오백년이다」라고 칭찬하고 있다. 한지의 뛰어난 보존성은 특유의 제조기법에 기인한다. 원료인 닥나무 껍질을 삶는 과정에서 알칼리성 용재인 잿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산화를 방지하고, 일광표백을 사용해 특유의 광택과 강도를 유지한다. 여기에 원료를 두드리고 완성되기 전 덜 마른 한지를 또 두드려서 만드는 제조기법이 질기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한지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이렇게 질기고 장기간 보존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통기성과 보온성,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한지는 기록을 위한 용도 이외에도 공예품, 생활 용품, 그리고 의복 및 장신구, 예술적 가치를 표현하는 매체로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로 발전시킨 선조들의 지혜와 멋이 담겨있는 한지. 그 지혜와 멋을 보존하고 보다 많은 세계인들과 나누는 일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한지가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가 함께 공유하는 문화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희망한다.
사단법인 한지개발원 소개
사단법인 한지개발원은 한지를 통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한지문화를 대중적으로 확산하여 한지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자 2001년에 설립되었다.
한지는 지키고 가꾸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한지개발원은 그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